우리는 단순한 아들딸이 아니다
흑성산은 알고 있다
만주 대륙을 달려온 기마민족의 후예임을
대륙을 호령하던 광개토대왕의 기상이 고동침을
한글을 창제하여 한글문화를 꽃피우고
판소리 여섯마당으로 멋을 가꾸는 가멸진 삶
구백삼십일 번의 외침에도 이끼처럼 끈질겼던 삶
눈물의 골짜기에서도 충효례를 가꾸었던 삶을
천안 독립기념관 뒤 흑성산 아래 수십만 평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이 세워져 연중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수련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학생 수련 순회지도차 들른 이곳에 여장을 풀고 뻐꾸기 우는 흑성산을 오르는 것은 고향의 찬왕봉을 오르는 것처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마다 정겹다.
이튿날. 수련 마지막 날 수료식 전 학생들에게 영상으로 전할 시 한 편 써 달라는 국어교사 최 선생의 요청을 받고 시간여 다음 행선지로의 출발을 늦추고 즉석에서 써 준 것이 바로 이 시다.
나중에 들으니 학생들 수료식 때 수련원 측에서 영상으로 최 선생의 낭송과 배경음악을 넣어 학생들에게 들려 주었는데 분위기가 모두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써 주길 잘했다. 그들의 가슴에 정체성을 심어 주는 것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꿈나무를 키우는 것이 우리들 미래의 희망을 키우는 것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순간이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