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국민학교 1학년때인가 봅니다. 새학기 기념으로 어머니께서 껌정고무신을 사주셨습니다. 새 고무신이라 바닦엔 밥테기 모양이 선명하지요. 몇일 지나지 않아 복도신발장에서 누군가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으시고 시장통 신발가게에서 신발을 또 사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정지 가마솥 아궁이에 부지깽이를 빨갛게 달구시더니 까망고무신 앞쪽에 부지깽이로 표시를 해 놓습니다. 지난번 것도 이렇게 표시를 해 놨답니다. 헌데 누군가 또 가져가 버렸습니다. 난감했지만 남은 헌 신발을 신고 집으로 왔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다음날 수업중에 학교로 찾아 오셨습니다. 선생님께 말씀드리고는 어머니께서 표시해 놓은 신발을 찾았던 기억이 가물하게 생각납니다. 한개만 찾았나 두개를 다 찾았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새 고무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겨울에 눈을 볼록하게 쌓아서 미끄럼을 타는 놀이에서는 새 고무신은 잘 미끄러지지가 않아서 닳아진 고무신 신은 친구들이 부러웠거든요. 바닦이 미끈하게 낡은 고무신은 잘 미끄러지고 등하교길 학교 언덕배기 썰매엔 으뜸이었기 때문이었죠
모래밭에서는 기차로 물에서는 고무신 배로 어떤때는 송사리나 미꾸라지를 담는 그릇이고 꿀을 먹는 벌을 낚아채서 빙글빙글 돌려 잡았던 千의 놀잇감이었던 깜장고무신
친구들도 보고잡고 금년 김장하러 시골에 가면 그때 제가 어려서 기억하지 못하는 고무신 비하인드 스토리를 여쭤봐야겠습니다.
오늘은 까망고무신에 귀대고 어머니의 모습을 듣고 싶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게 오랜동안 우리곁에 있어주시길...
<글.강경남> 배경음악: Gontiti-방과후 음악실
고우리 (2006-12-13 16:58:15)
ㅎㅎㅎ
어렸을적 기억에 남아요
돌맹이로 검정고무신 흰고무신 닦는다구 빡빡 문지른 기억 말예요
많이는 안신었지만 그래도 더러더러 신었네요
(2006-12-15 05:15:20)
^^ 지금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저희 세대만 해도
누구나 그런 기억 한두번쯤은 갖고 있겠지요?
